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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8-03-17 05:33:24, Hit : 8933, Vote :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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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
초등학교의 토요일은 격주 휴무입니다. 지난 주는 수업을 하는 토요일이었습니다. 딸이 입학하고 처음 학교에 같이 갔습니다. 아침에 같이 등교해서 아이가 학교 건물로 총총히 들어가는 것을 보고, 수업을 마칠 때쯤 먼저 가서 기다렸습니다. 교실이나 제대로 찾아갈 수 있는지 아침에는 괜한 걱정마저 들었다가, 즐거운 표정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학교 생활이 무척 즐겁다고 합니다. 스스로 잘 크고 있는데 정말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운동장에서 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고 했습니다. 꼬불꼬불 미끄럼틀에서 신나게 놉니다. 곧이어 친구 몇명이 와서 함께 놀았습니다. 아이들 가방과 겉옷을 챙겨 벤치에 앉아 책을 보며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딸 친구네 엄마들은 교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나 봅니다. 애들 대신, 담임 선생님 대신 청소를 하고 있나 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노는 곳으로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찾아왔습니다. 서로들 안면이 있는지 잘 어울려 놀았습니다.



따뜻한 봄햇살도 좋고, 아이들 뛰어노는 모습에 제 얼굴에도 절로 웃음이 묻어났습니다. 아이들을 보다가, 책을 보다가, 행복한 봄날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옆에 어떤 어머니가 앉았습니다. 남자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놀이터 모래에 손을 대자 "안 돼! 더러워! 곧 밥 먹어야 한단 말야. 만지지 마!"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순순히 엄마의 말을 따랐습니다. 제 딸은 손은 물론 옷도 이미 더러워져 있었는데...
곧이어 "으이구, 좀 똑바로 못 노냐?"라고 하더니 옆의 다른 사람한테 "왜 쟤는 저리 불안할까,  뭐라 저리 부실한지..."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멀쩡했습니다. 혼자 미끄럼틀에 올라가 잘 타고 놀았습니다. 뭐가 부실하다는 건지...
얼마 있다가, "일루 와, 옷 벗어, 덥잖아. 어서 와!" 아이를 불러 옷을 벗겼습니다. 일루 와 - 명령, 옷 벗어 - 명령, 덥잖아 - 아이의 마음을 표현, 어서 와 - 명령... 처음 와서부터 아이는 엄마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라면 오고, 옷 벗으라면 벗고, 엄마가 덥다고 얘기하면 그런 줄 아는지, 좋다 싫다는 말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머니, 그렇게 하시면 아이한테 좋지 않아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주셔야죠" 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목까지 넘어 왔으나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옆에서 끼어들 때 거의 모든 부모들은 받아들이기보다 반감을 가집니다. '네가 뭔데? 애 엄마인 내가 훨씬 더 잘 알아. 내 애를 내 식대로 키우겠다는 건데 당신이 왜 끼어들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그렇지 않은 분 계신가요?

아직 저도 초보 부모이자, 초보 학부모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따지면 이 땅의 대부분의 부모는 초보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방법은 어디서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자신의 경험,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아이를 대합니다. 아마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개인적인 경험과 성격에 따라 아이들의 행동에 거의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연습, 결혼하는 연습, 아이 낳는 연습, 아이를 키우는 연습... 따라서 첫사랑, 첫결혼, 첫아이는 새롭고 경이롭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새로움은 곧 '서툼'이기도 합니다. 첫사랑은 서툴고, 첫아이에게는 서툰 부모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각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이 서툴면 내 마음만 아프면 그만이지만, 부모로서 서툴면 아이의 마음까지 상처를 줍니다. 서툰 사랑의 결과는 비록 실패했지만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길 수 있지만, 서툰 부모 노릇은 아이의 정신적 성장을 방해하여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더 크게 자랄 수 있는 아이를 부모만의 새장 속에 가둘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초보 부모라고 느끼신다면 책을 많이 읽기를 권합니다. 아이의 양육에 대해, 제대로 된 부모 노릇에 대한 책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읽다 보면 느끼는 게 많습니다.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게 하고, 아이와 소통하게 만들어 줍니다. 결국 행복해지는 것은 부모 자신입니다. 어떤 선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애들 농사가 가정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가정의 행복과 불행이 곧 자녀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인데, 그 자녀는 곧 부모의 작품입니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도 사랑이지만, 자신의 인생 후반의 행불행을 결정 짓는 자녀 교육에 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행복을 위한 최선의 투자일 것입니다.


   제   목 : 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
   지은이 : 이보연
   펴낸곳 : 아울북 / 2006.10.10 초판 발행, 2007.7.10 발행 초판5쇄를 읽음  ₩10,000

아동가족상담센터 이보연 소장이 쓴 <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는 잔잔한 드라마같은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화를 안으로만 참고, 엄마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엄마가 죽었으면 하는 극단적인 마음을 품고 있는, 한없이 여리고 여린 한 아이, 미정이가 주인공입니다. 미정이가 어느날 엄마의 손에 이끌려 이보연 소장을 찾아와서 근 일년 간의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정이 마음의 병은 미정이 엄마의 마음의 병이었으며, 미정이는 엄마의 사랑이 한없이 고팠으나, 엄마는 자신이 아파서 미정이의 상처까지 돌볼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이 서툰 엄마와 사랑이 한없이 고픈 아이, 이 책의 제목은 책 내용을 기막히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야기식 구성이라 조금 건성건성 읽었습니다. 쉽게 쓴답시고 워낙 가볍게 쓴 책이 많아, 혹시 처음에는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스토리텔링' 기법이 도입된 책이라는 소개는 오히려 책 내용이 '인위적'일 수 있다는 느낌을 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앞부분을 건성건성 읽다가 점점 내용에 빠져들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땐 가슴이 촉촉해지고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맺혔습니다. TV에서 본 그저 그런 심리 치유 과정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아주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이 말이 부모 노릇만큼 잘 어울리는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착한 부모 되기, 친절한 부모 되기, 아이와 소통하는 부모 되기, 말은 쉽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이냐고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안 하시게요? 그러면서 혹시 아이들에게 참고 노력하면 나중에 그 결과가 좋을 거라고 훈계하시지는 않나요?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일, 최우선순위는 부모 노릇 제대로 배우기가 아닐까요? 오히려 부모 노릇 제대로 하기 어려우니까 이런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내 마음이 진정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때까지. 서툰 사랑으로 인해 더 이상 사랑이 고픈 아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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