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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6-03-12 17:39:09, Hit : 6181, Vote :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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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학생을 위한 친절한 우리말 안내서가 필요하다
1.

인하대 박덕유(朴德裕·국어교육) 교수는 지난해 12월 서울과 인천, 충남 천안시의 6개 중학교에서 치른 글짓기 시험 답안을 보고 고개를 흔들었다. 2학년 학생 200여 명이 장래 희망을 주제로 글짓기를 한 결과 맞춤법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학생은 2명뿐이었다.

거짓말 같지만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답안을 썼다.
‘나는 약간 삼만함니다(산만합니다). 나서는 걸 좋아하지만 아페못나감니다(앞에 못 나갑니다).’ ‘내꿈은 기술자였는대(데) 지금은 꿈이 밖였슴니다(바뀌었습니다).’

'문법'과 같은 '국어 지식'은 중학 과정에서 《생활 국어》에 포함되어 있지만, 학생들의 현실은 이러하다.

2.

고등학생은 대입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고등학교에서의 공부는 곧 대입을 위한 공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수능에서는 언어영역 총 60문제 중 10문항이 어휘 어법 관련 문제였다. 비록 언어영역 자체가 너무 쉽게 출제되어 변별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년에 6문항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어휘 어법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문항 수뿐만 아니라 내용 역시 심화되고 있다. 단순히 맞춤법에 어긋나는 것을 고르라는 문제에서 벗어나 심층적인 문법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일선 학원 현장에서 수험생을 가르치는 강사의 말을 들어보면, 상위권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어휘 어법 부분이라고 한다. 아마 체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정규 교과 과정에서 문법 지식을 체계적으로 익히기는 매우 어렵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국어 과목에 포함된 '국어 지식'은 체계적이지 않다.  고등학교의 경우 《국어》교과서에 실린 '국어 지식' 내용은 주로 문학 작품 속에서 문법적 지식을 찾아 내는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어시간에 문법 지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기는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용소와 며느리〉, 〈나의 소원〉 등의 작품을 통해 홑문장, 겹문장과 같은 '문장의 짜임'을 함께 학습하는 식이다.
그나마 문법 지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문법》 과목은 인문계 고교에서 채택률이 7%에 지나지 않는다. 실업계는 0%이다.

설사 《문법》을 채택했다고 하더라도, 교과서 내용을 보면, 비록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수업 시간이 부족한 현실 문법 수업에서 소화하기 힘든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문법》 교과서는 '학습자 활동 중심의 탐구학습'을 원칙으로 있다.
예를 들어 '자음동화'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만을 설명한 상태에서 바로 다음과 같은 탐구 영역으로 넘어간다.

■ 다음 단어들이 실제로 소리나는 모습을 알아보고, 규칙을 정리하여 보자.
밥물 ( ) 잡는다 ( ) 맏며느리 ( )
남루 ( ) 종로 ( )

■ 다음 단어들은 어떤 관계로 자음동화가 일어나는지 설명하여 보자.
섭리 ( ) ( )
몇리 ( ) ( )

현장 수업 현실을 고려한다면, 개념과 함께 몇 가지 사례와 규칙을 설명한 다음 탐구활동으로 넘어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나마 수업 시간에라도 제대로 가르치면 다행이다. 문법 수업 시간에 자율학습을 하거나 다른 과목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3.

지난 달 잡코리아가 국내 인사 담당자 72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신입사원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능력으로 업무 전문성(48.2%), 대인관계 능력(31.9%), 국어 관련 능력(5.6%)로 꼽았다. 외국어 능력(5.1%)에 비해 국어 관련 능력을 더 높게 꼽았다. 한 인사 담당자의 말을 들어 보면, “보고서를 비롯하여 쓰기 능력이 부족하다”, “어휘력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문법에도 취약하다”는 등 국어 능력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4.

국어 문법은 정말 어렵다. 그러나 외국어인 영어에 비해서는 배우기가 훨씬 쉽다. 모국어이기 때문에 무조건 쉬워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국어 문법을 공부하는 시간은 외국어인 영어와 도저히 비할 수 없다. 그러면서 영문법보다 국어 문법이 어렵다고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면 내가 낯간지러워진다.

중고등학교 때 제대로 익히지 못한 문법, 표준어 지식으로 인해 우리는 평생 '문법은 어렵다'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한 번 헷갈린 단어나 표현은,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 없이, 평생 헷갈린 채로 살아간다.
중고등학교 때 제대로된 문법, 표준어 교육이 필요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5.

나는 비록 학문적으로 파고들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말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한번 아주 쉬운 맞춤법, 표준어 관련 책을 쓰고 싶었다.
물론 그 책을 쓴다면 가장 큰 혜택은 나에게 올 것이다. 쓰고 정리하는 것보다 더 큰 지식 습득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쓴다면 단행본으로 만들고 싶다. 학습 참고서, 문제집 형태로 만들기는 싫다. 시중에 그런 책들 몇 권 있는데, 오로지 시험만을 위한 책이다. 우리말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부작용이 더 심한 것 같다.

그러나 중고등학생의 현실이 그렇지 않다. 과목의 중요성은 곧 그와 연계된 '시험'의 중요성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문법은 늘 찬밥이고, 공부 우선순위에서 항상 뒷전이다. 중고등학생을 위한 친절한 우리말 안내서가 없고, 대신 시험 대비 문법 참고서나 어휘 어법 문제집만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입시로 대변되는 학교 시험은 문법 지식을 크게 요구하지 않았다.

책은 독자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독자가 없다면 무의미하다. 중고등학생을 위해 학교에서 배우는 문법을 쉽고 체계적으로 설명한 단행본이 과연 수요가 있을까?

** 참고 자료 **

1. 2006.2.26 동아일보 기사를 참조하였습니다.
2. 모 사이트 수능 인터넷 강의와 박덕유 교수의 《문법교육의 이론과 실제》를 참조하였습니다.
3. 2006.2.28 경향신문 기사를 참조하였습니다.

대나무
문제는 쉬운 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재미있고 부담없는 책이-에듀테인먼트적인edutainment 접근 방법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최근 kbs 상상 + 라는 방송을 즐겨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문법 중 문장과 단어는 다른 문제 이지만...  2006/07/15 06: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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