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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6-09-27 09:01:54, Hit : 13619, Vote :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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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첫 자전거 출근기 ㅠㅠ
어제 이사를 했다. 앞으로 몇 년을 여기에서 살지 모르겠지만, 나의 새 보금자리는 용인 죽전이다.
집 앞에 탄천이 흐르고 있다. 마침 회사 근처에서도 탄천이 그리 멀지 않다. 탄천은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이사하면 꼭 자전거로 출퇴근해보리라 맘 먹은지 오래다.

그러나 아직 나의 자전거는 없다. 아내가 동네 슈퍼마켓에 들를 때 타는 일명 아줌마용 자전거가 하나 있을 뿐이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가 왕복 50km가 넘는 듯한데, 어떤 자전거를 사야할지 정하지 못했다. 운동을 생각한다면 싸이클이나 MTB 정도가 적당할 것 같고, 순전히 출퇴근만 고려한다면 전기 자전거도 좋을 것 같다. 운동하고 싶을 땐 운동하고, 몸이 힘들면 전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기 자전거를 장만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선택하기에는 무언가 찜찜한 것이 있어, 오늘 과감하게 아줌마용 자전거로 출근을 시도했다. 일단 어느 정도의 거리인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몸으로 느껴보고 난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5시 50분에 출발했다.


죽전동 동성아파트와 길훈아파트 사이에서 출발했다.

첫 느낌은 상쾌했다. 분당 구미동을 지나서부터는 좌우로 큰 나무들이 많아 마치 숲속같은 느낌이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자전거 전용도로인데 사람들이 많아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정자동을 지나니 사람들이 뜸했다. 내리 달려서 이매마을까지 가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그 사이 몇 대의 자전거가 나를 앞질러 갔다. 나와 같은 모양을 한 아줌마용 자전거는 눈에 띄지 않았다. 다리 회전 속도는 나보다 느린데도 빨랐다. 열심히 다리를 놀렸지만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MTB나 싸이클에 비하면, 아줌마용 자전거는 그냥 걷는 것이나 진배없었다.


한참을 더 가니 이정표가 보인다. 한강이 14.8km 남았단다. 여기까지는 아직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출발한 지 50분이 지날 무렵이었다.


같은 탄천이라도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공원같이 아늑한 곳도 있는가하면 마치 숲길 같은 곳도 있고, 코스모스가 길게 늘어져 아침부터 나의 추심(秋心)을 건드리는 곳이 있는가하면, 마치 시골길 같아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곳도 있었다.



다시 이정표가 보인다. 한강 8.4km 남았고, 오른쪽으로 빠지면 복정동이란다. 복정동이면 거의 다 오지 않았는가. 출발한 지 1시간 10분쯤 지날 무렵이었다. 아줌마용 자전거가 아니었다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까지의 거리를 감안하면 30분 안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그땐 그렇게 생각했다.


복정동으로 빠지지 않고 계속 왔더니, 이제 길이 헷갈린다. 나가는 길이 없다. 내가 지나쳤는지 아니면 원래 없는 건지 모르겠다. 멀리 롯데월드호텔이 보이는데, 자꾸 멀어져만 간다. 불안하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광평교에서 한번 나가봤는데 아닌 것 같아 다시 들어왔다. 탄천1교에서 나가봤는데 또 아닌 것 같아 다시 들어왔다. 이미 대치동을 지났다.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봉은교에서 나왔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있는 곳이다. 나오니 종합운동장이다. 출발한 지 2시간이 되어간다.


다리가 아파온다. 자전거에서 내리는 순간 잘못했다간 바닥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 다리에 힘이 빠져 있었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고 회사로 향했다. 버스로 자주 가는 길이라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종합운동장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빌어먹을. 횡단보도는 눈에 보이지 않고 지하철로 연결된 곳만 있었다. 차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자전거가 갈 곳은 없었다. 다시 봉은교로 돌아가 건너니 벌써 15분이 지났다. 조금 빠른 길이 있는가 싶어 들어간 길이 막다른 골목이어서 다시 돌아나오고... 결국 363 버스가 다니는 길로 그대로 왔다.

회사 앞에 도착하니 8시 23분. 출발한지 2시간 반이 지난 시간이다.

고생했다. 나의 자전거. 그러나 아쉽게도 너와의 출퇴근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오늘 느낀 점 몇 가지

- 아줌마 자전거는 '동네 한 바퀴'용이다. 절대로 장거리 주행하지 마시라.
- 장거리 운전에는 편안한 안장으로의 교체가 필수다. 엉덩이에 안장 문신이 새겨지지 않았는지 의심이 된다.
- 자전거 도로 전용 내비게이션은 왜 없는가. 나같은 길치에게는 필수다. 만약 출시된다면 내가 제일 먼저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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