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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목 (2008-06-17 04:24:52, Hit : 27329, Vote :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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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경청, 공부하게 만드는 마법
모든 부모는 자녀가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 마찬가지로 모든 학생은 공부 잘하기를 원한다. 둘의 바람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속이 상한다. 자녀는 부모의 그런 모습이 심하게 못마땅하다. 쌍방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해결의 열쇠는 부모가 쥐고 있다.

부모에게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어떤 것인지 학생들에게 물어보자. 물어볼 것도 없이 “공부하라”는 말일 것이다. 지금의 부모들도 과거에 똑같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생각이 바뀐다. 10년 전 모 일간지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중․고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은지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학창 시절에 그토록 지겨워하던 공부가 압도적으로 1위(66.9%)를 차지했다. 어릴 때는 공부하라는 말이 싫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인생에서 공부가 매우 중요함을 느꼈다. 세월을 돌릴 수만 있다면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 이 두 가지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는 부모가 자녀 공부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자녀는 공부를 잘하고는 싶지만 아직은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싫은 때이다. 어떻게 하면 자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녀를 공부 잘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어느 입시 컨설팅 업체에서 서울대생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중에 “수험생활에서 도움이 되었던 외부요소가 무엇이었는가?” “반대로 최대의 방해물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도움 되는 외부요소 중 6위가 부모님이었다. 그런데 방해물의 3위가 또한 부모님이었다. 수험생의 최대 방해물이 부모, 그 중에서 특히 어머니라고 답한 사람이 만약 자신의 자녀였다면 아마 심한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다. 누구에게는 도움이 되고, 누구에게는 심한 방해물이 되는 부모. 어떨 때는 도움이 되고 또 어떨 때는 방해가 되는 부모. 이 둘의 차이에 공부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이제 본론이다. 공부는 기억게임이다. 기억은 머리에서 한다. 자녀의 머리가 공부의 주체다. 따라서 공부는 결코 부모가 대신할 수 없다. 자녀의 머리를 공부 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 역할의 전부다. 어떻게 해야 자녀의 머리를 공부 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까? 여기에는 약간의 두뇌과학 지식이 필요하다. 아이들 뒷바라지하기도 힘든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되나 싶다. 그러나 알아두는 것이 좋다.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에도 두뇌과학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이것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대화의 질을 규정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신뢰와 불신을 규정한다.

두뇌의 기본 속성은 망각이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정보가 육감을 통해 뇌로 들어온다.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든 것을 컴퓨터에 집어넣는다면 단 몇 초간의 정보만으로도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꽉 찰 것이다. 두뇌는 이 많은 것을 모두 기억하지는 않는다. 아주 일부만 기억한다. 두뇌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뇌 속에서 활동하는 여러 물질 중 기억과 관련하여 가장 효과가 강한 물질은 ‘베타엔돌핀’이다. 베타엔돌핀의 화학 구조는 모르핀과 비슷해 마치 마약과 같다. 진통 효과가 있고 장시간 공부에 견딜 수 있는 인내력도 갖게 한다. 이 베타엔돌핀은 재미있다고 느낄 때, 긴장이 완화된 상태일 때, 또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때 분비된다. 담당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이 즐거워져서 공부가 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시험장에서 긴장하여 답을 못 쓸 때가 있다. 긴장할 때는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것은 베타엔돌핀 활동을 억제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부정적인 사고일 때도 많이 분비된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공부를 즐거워하고 평상시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데 있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자녀의 뇌 속에서 노르아드레날린 분비를 억제하고 베타엔돌핀이 증가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베타엔돌핀을 촉진하여 공부하기 쉽게 만드는 말이 있고, 반대로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공부하기 싫은 상태로 만드는 말이 있다. 자녀에게 하는 말은 크게 이 두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 그런데 이 말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때는 긍정적으로 느끼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느끼기도 한다. 공부하라는 말을 잔소리로 생각하는 자녀도 있고, 부모가 나를 정말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비밀은 바로 ‘정서’의 힘이다. 두뇌에서 정서를 관장하는 기능이 이성이나 논리를 관장하는 기능을 우선한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은 모든 것이 옳게 들리고, 싫어하는 사람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수 없다. 정서의 문을 열지 않고는 대화 자체가 무의미하다. 마음의 문을 연다는 말은 매우 시적인 표현이지만 이처럼 과학적인 원리를 담고 있다. 자녀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서는 그 어떤 대화도 잔소리이거나 명령으로만 받아들인다. 어떻게 전달해야 나의 진심을 전달하고, 어떻게 해야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을까?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자녀와의 대화법이다.

부모교육의 선구자인 토머스 고든은 대화의 제1원칙을 ‘적극적인 경청’이라 했다. 부모의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그 전에 자녀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공감해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정서의 문을 연다. 부모의 논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경청하라, 그럴 때 자녀는 마음의 문이 열고, 부모의 말을 받아들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만든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녀를 공부 잘하게 만드는 길이 비록 멀지만 이것이 시작이어야 한다. 자녀가 마음의 문을 열고 베타엔돌핀이 넘치는 상태라면 방법은 많다.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www.bumo2.com) 대표/김영사 무한지식충전소 소장



이 글은 <한겨레>에 기고한 글로 2008년 6월 16일자 교육섹션 3면에 커버스토리로 본문 부분만 게재되었습니다.

기사 원문 보기 (클릭) : 아이의 말 경청해주면 '공부 호르몬'이 솟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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