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embers.net 아카이브 · 2002–2009

손병목의 독서노트

여보, 나 힘들어 - 남편 이야기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듣기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어느 신용카드 광고에 나오는 예쁜 자매가 아빠에게 들려주는 정말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아래는, 어느 보험사 광고에서 김희애가 남편의 손을 잡고 포장마차 앞을 지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둘 다 감동적입니다.
세상 살기가 정말 힘들어지고 있나 봅니다. 여기 저기서 아빠 힘내라고 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먼저 잡아내는 광고장이들이 이런 현상을 가만 둘 리가 없겠죠^^


   제   목 : 여보, 나 힘들어 - 남편 이야기
   지은이 : 박경남, 김종오
   펴낸곳 : 눈과마음 (초판 출간일 2004.10.15 | 2004.10.25일刊 초판 2쇄를 읽음) ₩8,500

순전히 제목 때문에 샀습니다. 예스24를 들락날락 거리다가 오래도록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어서 한번 사봤습니다. "남편과 아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솔직한 이야기들"이라는 문구도 괜찮은 것 같았구요.
그런데 책이 두 권짜리인 줄은 몰랐습니다. 하나는 남편이 쓴 이야기, 또 한 권은 아내가 쓴 이야기인데, 제가 주문한 것은 남편이 쓴 이야기였습니다. 읽어보고 괜찮으면 '아내편'도 마저 사야지,하면서 읽었습니다.

아마 '남편 이야기'와 '아내 이야기'를 쓴 두 사람은 부부인 것 같습니다.(예스24의 영상 북다이제스트를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이 실제로 살아간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쓴 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아니었습니다. 저자 본인의 이야기도 들어있긴 하겠지만 대개는 저자가 주위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글로 표현한 것들입니다. 일단 거기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아무래도 남의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에 비해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감이 될 것 같은(?) 얘기도 꽤 있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40대 중반의 가장입니다. 저는 아직 30대. 어쩌면 저 스스로 40이라는 숫자를 의식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느 샌가 40이라는 숫자는 퇴직, 은퇴라는 단어와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아직 다가오지 않은 40이라는 숫자를 굳이 먼저 꺼내기 싫어서일 것입니다. 책 내용에 공감이 가면서도 굳이 그런 감정을 '먼저'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속의 40대의 이야기들은, 공감은 가지만 '닮고 싶은 삶의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아직 저는, 오로지 앞만 보며, 현재의 일에 집중하며, 그리고 나의 삶은 반드시 행복하고 모든 것이 마음 먹은 대로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여보, 나 힘들어"하기에는 아직 너무 젊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런 얘기, 40대가 되더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여보, 힘들지? 조금만 기다려, 내가 다 해줄게!" - 이런 말, 비록 지키지 못할 말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있게 이런 말을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나를 '변화'시키고 '단련'시키는 목적으로 책을 읽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남편들께 권하지 않습니다. 이런 책, 가을에 읽으면 마음 정말 우울해집니다. 안 그래도 가을을 많이 타는 남편들, 제2의 사춘기라 불리는 40대 가을을 정말 우울하게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남편은 '아내 이야기'를, 아내는 '남편 이야기'를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아내가 남편을,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내 이야기'를 주문해야겠습니다.

*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네가 한 여자의 남편이고 아이들의 아버지라는 것을 잊지 마라. 네가 혹여 가족들을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기쁘게 받아들여라. 희생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네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가족이 느끼는 것이란다.
(천상의 아버지가 40대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아마 픽션이겠죠... 그래도 가슴에 남는 말이었습니다.)

부록

column20041109_s.jpg
column20041109_s.jpg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