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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목의 독서노트

보랏빛 소가 온다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한 책이 나의 예상보다 하루 늦게 발송되는 바람에 주말에 읽을 책이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집 근처 서점에 가서 주말 동안 무겁지 않게 - 딸과 놀아주면서 봐야하니까 -  읽을만한 책이 없나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 책 《보랏빛 소가 온다》를 골랐습니다.


   제   목 : 보랏빛 소가 온다
   원   제 : PURPLE COW
   지은이 : 세스 고딘(Seth Godin)
   펴낸곳 : 도서출판 재인 (초판 출간일 2004.2.28 | 2004.8.3일刊 초판 5쇄를 읽음) ₩10,000

가볍게 읽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입니다. 한 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책꽂이에 꽂아두고 심심할 때 수시로 들춰보며 아이디어를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전작(前作) 《아이디어 바이러스》의 재탕입니다. 그리고 전작이 그러했듯이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마케팅의 새로운 흐름을 설명하려 했지만, 그 내용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논리적 비약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동어 반복만 늘어 놓습니다. 《아이디어 바이러스》에서는 '아이디어' '스니저' '매끄러움' '지속성' 과 같은 단어들을 반복하더니, 이번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마커블(remarkable)'만 되풀이하여 얘기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의 단점이면서도, 실제로는 가장 큰 장점이자 강점이자 바로 '리마커블'한 요소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가 과연 '리마커블'한가를 수도 없이 되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리마커블 마케팅>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또 그렇게 하면 리마커블하지 않으니까, 《보랏빛 소가 온다》(원제 : Purple Cow)로 만들었나 봅니다.
왜 보랏빛 소(Purple Cow)인가? 저자는 그 이유를 밝히면서 글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프랑스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는 동화에나 나옴직한, 소 떼 수백 마리가 고속도로 바로 옆 그림 같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매혹되었다. 수십 킬로미터를 지나도록, 우리 모두는 창 밖에 시선을 빼앗긴 채 감탄해 마지않았다. "아,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채 20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소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소들은 아까 본 소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한때 경이롭게 보이던 것을이 이제는 평범해 보였다. 아니 평범함 그 이하였다. 한마디로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소 때는,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내 지루해진다. 그 소들이 완벽한 놈, 매력적인 놈, 또는 대단히 성질 좋은 놈일지라도, 그리고 아름다운 태양빛 아래 있다 할지라도, 그래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만일 '보랏빛 소'라면....... 자, 이제는 흥미가 당기겠지?(잠깐 동안이긴 하지만.)
퍼플 카우의 핵심은 '리마커블(remarkable)'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리마커블'이 P로 시작했다면, 굳이 소 떼 타령을 하지도 않았겠지만.(p.16~17)

저자가 말하는 '리마커블'하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무조건 충격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충격적이되 반드시 주목할만하고 얘기말만한 가치가 있어야한다는 뜻입니다. 결국은 저자가 《아이디어 바이러스》에서 말한, 바로 그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뜻합니다.
그러나 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저자에게 '리마커블'이 P로 시작하지 않아, 어떻게든 P가 들어가는 말을 찾아야했습니다. 마케팅에서 P는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는 이니셜입니다. Product, Pricing, Promotion, Positioning, Permission, Perception, Publicity, Place.... 여기에 또 하나의 P를 추가하기 위해, Purple Cow(보랏빛 소)라는 해괴한 말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시종일관 '리마커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갖 사례를 들면서 무엇이 리마커블한 것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실증적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거의 마케팅 이론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결국에는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가 주장하는 '차별화' 또는 '인식의 선점'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그 '예'가 다를 뿐. 역설적이지만, 바로 이러하기 때문에 저자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동일한 현상 동일한 트렌드에 대한 저자의 해석방식이, 읽는 이로 하여금 리마커블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주장과 논리의 비약조차 글 읽는 속도감으로 느껴지니 이 또한 저자의 상술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저자의 말이 아니라 저자의 행동에서 뭔가를 배워야겠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만드는 제품,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과연 리마커블한가?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거나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거나 예외적이거나 새롭거나 흥미진진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 '모두'가 아닌 나의 서비스와 상품을 사기를 바라는 '바로 그 사람들'을 위해 나는 어떤 것을 제공하고 있는가? 그들은 과연 그것으로 만족스러워하며, 그것에 감동을 받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는 못견뎌할만큼 매력을 느끼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리마커블한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세스 고딘이 저에게 준 숙제입니다. 이 물음에 일말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다면, 이번 한 주, 정말 가슴 벅찬 날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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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링크는 99가지 퍼플 카우 사례 모음입니다. 아쉽게도 영문판입니다.
http://www.sethgodin.co.kr/purple/99cows/ninetyninecowsbysethgodin.php
다음 링크는 한국판 퍼플 카우 사례 모음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한 사례 모음입니다. 이건 한글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http://www.sethgodin.co.kr/purple/project.php

다음 링크는 저자 세스 고딘의 홈페이지입니다.
http://www.sehhgodin.com
다음 링크는 퍼플 카우 한국판 홈페이지입니다.
http://www.purplecow.co.kr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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