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
건강하고 건전한 몸과 마음을 위한 다짐(1) - 술
요즘은 늘 체력이 걱정입니다. 몸이 힘드니 출퇴근길에 책 읽을 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것을 정리할 여력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입니다. 일주일에 겨우 두어편 읽고 정리하기도 벅찹니다. 지난 주에는 그마저도 못했습니다. <사기>를 꼼꼼히 읽고 다시 쓴다고 공언해놓고 휴가 이후로 더 이상 한치의 진도도 못나가고 있습니다. 유난히 가을을 타면서도 그 정취를 단 한 줄의 문장으로도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심각한 불일치 상태입니다.
몸이 온전해야 정신이 맑을 터인데 출근길 전철 안에서부터 졸리고, 점심 시간에는 낮잠을 자지 않으면 피곤함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근 몇 주 된 것 같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글쓰기를 잠시 유보하자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체력이 못 미치니, 읽고 쓰는 일조차 힘에 겨워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을 마치 힘겹게 떠밀려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좋아 하는 일에 스스로 구속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면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지난 한 주는 쓰기에 대한 부담 없이, 쉬었습니다. 그러나 몸은 쉬지 못했습니다. 많든 적든 거의 매일 술을 마셨습니다. 선천적으로 튼튼하지 못한 체력은 이내 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몸이 힘들어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술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술을 마셔도 안 마신 듯 끄떡 없을 정도의 체력을 가졌으면 좋겠지만, 세상에 좋은 것만 골라서 모두 가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술을 한 잔 걸치는 대신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술 마신 다음날 새벽의 즐거움과 몸의 상쾌함은 일단 포기해야 합니다. 술의 대가 치고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일 술에서 헤어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공평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최근 들어 술을 그저 헛되이 마신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피치 못할 이유는 늘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막힌 것을 풀거나, 막히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데에는 가볍게 술 한잔 하는 것만큼 쉬운 방법도 없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술을 싫어하는 편이 아니니 술로써 일의 윤활유로 삼는 것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입니다.
그렇지만 큰 결단을 내리려 합니다. 술을 끊어볼까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을 벌레 보듯 아예 멀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습관적인 술을 끊겠다는 것이며, 마시더라도 과음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부득이하더라도 술을 마시는 횟수를 일주일에 1회 내로 제한하고, 마시더라도 맥주로 1,000cc로 이하로 하며, 자리를 옮겨가며 마시지 말 것이며, 시간은 아무리 늦어도 지하철 막차는 타고 갈 수 있을 정도까지만 마셔야겠습니다. 제가 이용하는 국철은 비교적 빨리 끊기니 오히려 잘됐습니다. 다행히 바깥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외근직이 아니라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은 완전히 끊는 것도 아닌데 무슨 선언이냐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지금 쓰는 이 글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꼭 필요할 때만 술을 적절히 마시는 습관을 통해 큰 자극에 익숙해져 있는 몸과 마음을 자연상태에 가깝게 돌려놓고 싶은 것입니다.
강한 자극에 익숙한 혀는 결국은 몸을 망치게 됩니다. 맵고 짜고 단 음식이 대표적입니다. 술 역시 몸과 마음에 매우 큰 자극입니다.
술에 취하면 모든 것이 달라 보입니다. 때로는 편안해지기도 하고, 간혹 화가 증폭되기도 합니다. 습관이 되면 작은 일에도 술부터 찾게 됩니다. 회사 일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작은 문제의 해결조차도 술의 힘을 빌리려 합니다. 늘 반복되는 몸의 피곤함조차 술로서 달래려 합니다. 모든 습관적인 행태가 그러하듯, 이것 역시 습관이 되면, 몸은 '알콜 의존적' 상태가 됩니다.
어떤 글을 보니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술의 마지노선은 소주는 3잔, 맥주는 4잔, 위스키는 3잔, 포도주는 7잔까지이며, 그 이상은 모두 '문제적 음주'라고 합니다.(KBS TV <비타민> 85회에서)
술은 몸 뿐만 아니라 정신마저도 황폐하게 만듭니다. 적당한 술 - 개인마도 조금은 다르겠지만 - 그 이상이 되면, 이성은 점점 통제 불가 상태로 바뀌게 됩니다. 나쁜 말과 옳지 못한 행동들이 부지불식간에 나타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잠시간의 편안함과 해방감을 맛볼지는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술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문제적 음주로 인한 몸과 정신의 폐해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술로써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어디 있느냐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보다 더 노련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술은 단지 보조적인 수단일 뿐입니다. 그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해야합니다.
매일매일의 스트레스를 가벼운 술 한잔으로 푸는 것이 오히려 더 정신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언즉시야(言卽是也)입니다만, 어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술 뿐이겠습니까.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술로써 삶의 윤활유로 삼는 것은 매우 손쉬운 일입니다. 문제는 '쉽다'는 데에 함정이 있습니다. 쉽게 습관이 되고, 그리하여 훨씬 더 좋은 다른 방식의 문제 해결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차를 마신다거나 명상이나 운동을 통한 문제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인생은 깁니다. 그 긴 인생을 맑고 건전한 육체와 정신 상태로 유지하고 싶습니다.
이태준은 그의 수필집 <무서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일의 즐거움과 개인적 행복을 함께 지속시키는 방법, 그 첫번째 방법으로 위와 같이 술에 대한 다짐을 해봅니다.
몸이 온전해야 정신이 맑을 터인데 출근길 전철 안에서부터 졸리고, 점심 시간에는 낮잠을 자지 않으면 피곤함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근 몇 주 된 것 같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글쓰기를 잠시 유보하자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체력이 못 미치니, 읽고 쓰는 일조차 힘에 겨워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을 마치 힘겹게 떠밀려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좋아 하는 일에 스스로 구속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면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지난 한 주는 쓰기에 대한 부담 없이, 쉬었습니다. 그러나 몸은 쉬지 못했습니다. 많든 적든 거의 매일 술을 마셨습니다. 선천적으로 튼튼하지 못한 체력은 이내 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몸이 힘들어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술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술을 마셔도 안 마신 듯 끄떡 없을 정도의 체력을 가졌으면 좋겠지만, 세상에 좋은 것만 골라서 모두 가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술을 한 잔 걸치는 대신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술 마신 다음날 새벽의 즐거움과 몸의 상쾌함은 일단 포기해야 합니다. 술의 대가 치고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일 술에서 헤어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공평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최근 들어 술을 그저 헛되이 마신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피치 못할 이유는 늘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막힌 것을 풀거나, 막히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데에는 가볍게 술 한잔 하는 것만큼 쉬운 방법도 없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술을 싫어하는 편이 아니니 술로써 일의 윤활유로 삼는 것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입니다.
그렇지만 큰 결단을 내리려 합니다. 술을 끊어볼까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을 벌레 보듯 아예 멀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습관적인 술을 끊겠다는 것이며, 마시더라도 과음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부득이하더라도 술을 마시는 횟수를 일주일에 1회 내로 제한하고, 마시더라도 맥주로 1,000cc로 이하로 하며, 자리를 옮겨가며 마시지 말 것이며, 시간은 아무리 늦어도 지하철 막차는 타고 갈 수 있을 정도까지만 마셔야겠습니다. 제가 이용하는 국철은 비교적 빨리 끊기니 오히려 잘됐습니다. 다행히 바깥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외근직이 아니라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결국은 완전히 끊는 것도 아닌데 무슨 선언이냐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지금 쓰는 이 글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꼭 필요할 때만 술을 적절히 마시는 습관을 통해 큰 자극에 익숙해져 있는 몸과 마음을 자연상태에 가깝게 돌려놓고 싶은 것입니다.
강한 자극에 익숙한 혀는 결국은 몸을 망치게 됩니다. 맵고 짜고 단 음식이 대표적입니다. 술 역시 몸과 마음에 매우 큰 자극입니다.
술에 취하면 모든 것이 달라 보입니다. 때로는 편안해지기도 하고, 간혹 화가 증폭되기도 합니다. 습관이 되면 작은 일에도 술부터 찾게 됩니다. 회사 일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작은 문제의 해결조차도 술의 힘을 빌리려 합니다. 늘 반복되는 몸의 피곤함조차 술로서 달래려 합니다. 모든 습관적인 행태가 그러하듯, 이것 역시 습관이 되면, 몸은 '알콜 의존적' 상태가 됩니다.
어떤 글을 보니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술의 마지노선은 소주는 3잔, 맥주는 4잔, 위스키는 3잔, 포도주는 7잔까지이며, 그 이상은 모두 '문제적 음주'라고 합니다.(KBS TV <비타민> 85회에서)
술은 몸 뿐만 아니라 정신마저도 황폐하게 만듭니다. 적당한 술 - 개인마도 조금은 다르겠지만 - 그 이상이 되면, 이성은 점점 통제 불가 상태로 바뀌게 됩니다. 나쁜 말과 옳지 못한 행동들이 부지불식간에 나타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잠시간의 편안함과 해방감을 맛볼지는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술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문제적 음주로 인한 몸과 정신의 폐해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술로써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어디 있느냐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보다 더 노련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술은 단지 보조적인 수단일 뿐입니다. 그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해야합니다.
매일매일의 스트레스를 가벼운 술 한잔으로 푸는 것이 오히려 더 정신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언즉시야(言卽是也)입니다만, 어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술 뿐이겠습니까.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술로써 삶의 윤활유로 삼는 것은 매우 손쉬운 일입니다. 문제는 '쉽다'는 데에 함정이 있습니다. 쉽게 습관이 되고, 그리하여 훨씬 더 좋은 다른 방식의 문제 해결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차를 마신다거나 명상이나 운동을 통한 문제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인생은 깁니다. 그 긴 인생을 맑고 건전한 육체와 정신 상태로 유지하고 싶습니다.
이태준은 그의 수필집 <무서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 오래 살고 싶다.
좋은 글을 써보려면 공부도 공부려니와 오래 살아야 될 것 같다. 적어도 천명을 안다는 50에서부터 60,70,100에 이르기까지 그 총명, 고담(古淡)의 노경(老境) 속에서 오래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 인생의 깊은 가을을 지나 농익은 능금처럼 인생으로 한번 흠뻑 익어보고 싶은 것이다.
"인생은 즐겁다!"
"인생은 슬프다!"
어느 것이나 20,30의 천재들이 흔히 써놓은 말이다. 그러나 인생의 가을, 70,80의 노경에 들어보지 못하고 정말 '즐거움' 정말 '슬픔'은 모를 것 같지 않은가!
오래 살아보고 싶은 새삼스런 욕망을 느낀다.
일의 즐거움과 개인적 행복을 함께 지속시키는 방법, 그 첫번째 방법으로 위와 같이 술에 대한 다짐을 해봅니다.
부록

댓글 3
지금 읽고 있는 책중에 성공학에서
40대에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운동이라고 합니다.
몸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이런 건 어떨까.
오랜만에 식사나 한번 하자... (낯간지럽다.)
오랜만에 사는 얘기나 좀 해보자... (매개가 있어야 말이 나오지. 술 말이다.)
오랜만에 차나 한잔...(돈은 분명히 적게 들 텐데, 왠지 부르주아틱한 냄새가...)
오랜만에 등산, 야유회, 운동 한번할까? ...(그거 하고나면 술 맛이 더 좋다는데...)
에이, 할 수 없다.
내 인삿말은 오로지 '술 한잔 하자'밖에는 없을 것 같다.
난 20년 동안 술 안마신 날이 거의 없었거든..
암튼 너의 결단이 부디 성공하길 빈다.
(혼자 술 한잔 하면서...)
참, 네 생일 얼마 안 남았던데 오랜만에 모여서 한 잔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