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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無題 - 2005.9.25 새벽

동주가 뒤척이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새벽 세 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그냥 일어났습니다.
새벽이 주는 고요함과 편안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입니다. 아내와 딸은 깊이 잠이 들어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 - 가족과 가족이 머무는 집과 손때 묻은 책들 - 도 모두 제자리에 있습니다. 행복합니다.

몸이 좋지 않아 술을 끊겠다고 한 것인지, 술을 끊겠다고 말을 하고 보니 몸이 좋지 않게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 몸이 아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몸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가볍게 술 한 잔 하기도 겁이 날 정도입니다.

몸이야 얼른 좋아져야겠지만, 몸이 아파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채근담이나 장자, 노자의 글도 도움이 되었지만, 몸이 아프니 어쩔 수 없이 느리게 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일이 많아 겉으로야 하던 일 그대로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맘 속으로는 본의 아니게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을 유난히 타는 성격인데, 몸이 좀 아프니, 보이는 것들마다 애잔하기까지 합니다.

저의 하루를 찬찬히 돌아볼 기회도 생겼습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보통 8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섭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9시 반 정도 됩니다. 그 때부터 밤 9시 정도까지 회사에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11시 가까이 됩니다. 씻고 12시 쯤 잡니다. 4시에 일어납니다. 피곤하면 더 잘 때도 있습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씁니다. 6시 반 쯤부터 씻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출근을 합니다. 전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가다 보니 막상 전철을 타고 가는 시간이나 환승 역에서 걷고 기다리는 시간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중 '나의 시간'은 새벽의 2시간 남짓, 그리고 출퇴근 시간입니다. 만약 몸이 온전하다면 아무리 회사 일이 바빠도 이 시간만큼은 나의 시간이 됩니다. 요즘은 출퇴근 길에 졸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회사 일에 몰입하면서도 적지 않은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시간을 오로지 '앞으로만' 나아가기 위해 썼습니다. '돌아보기' 위한 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지 말아야겠습니다. 조금만 천천히 가야겠습니다. 하루이틀 이러다 말 것도 아닌데 앞만 보고 달릴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오래도록 이 행복, 이 여유, 이 열정 간직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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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최근 자주 들르는 신천님의 새내닷컴에 들러 글을 읽다가, 또 신천님이 링크해 놓은 이웃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다가, 이런 저런 궁상을 하다가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습니다.
쓰던 글 마치지도 못했는데, 농장으로 가봐야겠습니다. 지난 주는 추석이라 못 가봤는데, 그래서 오늘은 꼭 가봐야 합니다. 일요일이지만 오늘 당직이라 회사에 나가봐야하니 지금 잠깐 틈을 내어 다녀오는 수밖에요.

글은 나중에 시간나면 더 이어 쓰든지, 고쳐 쓰든지, 아니면 어차피 가볍게 쓰려고 했던 것이니 그냥 내버려 두든지 아무렇게나 할랍니다.^^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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